조선 선조(宣祖) 때 영의정을 지낸 서애(西厓) 류성룡(柳成龍)이 쓴
임진왜란에 대한 7년동안의 기록을 담은 책.

1592년(선조 25)에서 1598년까지 7년간의 기사로 임진왜란이 끝난 뒤 저자가 벼슬에서 물러나 한가로이 지낼 때 저술한 것이며, 외손 조수익(趙壽益)이 경상도관찰사로 있을 때 저자의 손자가 조수익에게 부탁하여 1647년(인조 25)에 간행한 것으로 자서가 있다. 처음 간행은 1633년 아들 진(袗)이 ≪서애집(西厓集)≫을 간행할 때 그 속에 수록하였고, 10년 뒤 다시 16권의 ≪징비록≫을 간행하여 이후 원본의 체재를 갖추었다는 설도 있다. '징비'란 ≪시경≫ 소비편(小毖篇)의 "내가 징계해서 후환을 경계한다(予其懲而毖後患)."라는 구절에서 딴 말이다. 

[체재 및 내용]  
이 책의 내용은 임진왜란이 일어난 뒤의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, 그 가운데에는 임진왜란 이전의 대일관계에 있어서 교린(交隣)에 관한 내용도 일부 기록되었는데, 그것은 그 배경을 소상하게 밝히기 위함이다. ≪징비록≫은 이 책 16권본 이외 이본(異本)으로 일종(一種)이 있다. ≪근포집(芹포曝集)≫•≪군문등록(軍門謄錄)≫을 제외한 ≪징비록≫ 본문과 ≪녹후잡기(錄後雜記)≫만으로 된 2권본(二卷本)이 있는데, 간행연대의 선후는 자세하지 않다. 그러나 유성룡 자신이 생전에 쓴 ≪징비록≫ 서문에 "매양 지난 난중(亂中)의 일을 생각하면 아닌게 아니라 황송스러움과 부끄러움에 몸둘 곳을 알지 못해왔다. 이에 한가로운 가운데 그 듣고 본 바를 대략 서술하였으니, 임진년(1592)에서 무술년(1598)에 이르기까지의 것으로 모두 약간의 분량이다. 이에 따라 장계(狀啓 : 관찰사나 왕의 명을 받고 지방으로 파견된 관원이 왕에게 올리는 글)•소차(疏箚 : 임금에게 올리는 격식을 갖춘 상소나 격식을 갖추지 않은 상소)•문이(文移 : 상급관청과 하급관서 사이에 오가는 공문) 및 잡록(雜錄)을 그 뒤에 부록하였다."라 한 것으로 보아, 이본 2권은 내용이나 체재가 결본(缺本)임을 알 수 있다. 초간 ≪징비록≫본에 자손들이 ≪근포집≫과 ≪군문등록≫을 빼놓았을 리가 없기 때문이다. ≪징비록≫ <상>•<하> 2권, ≪근포집≫ 2권, ≪진사록(辰巳錄)≫ 9권, ≪군문등록≫ 2권 및 ≪녹후잡기≫로 되어 있다. ≪징비록≫은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을 기록한 것으로, 저자의 손으로 된 관계문서가 붙어 있다. ≪근포집≫은 저자가 올린 차자(箚子 : 일정한 격식을 갖추지 않고 올리는 상소) 및 계사(啓辭 : 죄를 논하는 글)를 모은 것이고, ≪진사록≫은 임진년(1592)에서 계사년(1593)까지 종군하는 동안의 장계를 수록한 것이다. 그리고 ≪군문등록≫은 1595년부터 1598년까지 저자가 도체찰사로 재임중의 문이류(文移類)를 모은 것으로 여기에 자서(自序 : 자신이 쓴 서문)와 자발(自跋 : 자신이 쓴 발문)이 들어 있다. ≪녹후잡록≫은 임진왜란 7년 동안 저자가 듣고 본 사실들을 수필형식으로 기록한 것이다.